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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온 풍경 조계산 선암사
    사찰 풍경 2017. 4. 23. 23:39

    봄이 온 풍경의 아름다운 사찰 조계산 선암사 풍경입니다.


     

    몸을 절제하고 말을 삼가하고

    그 마음을 거두고 성냄을 버려라.

    도의 길을 가는데에는 인욕이

    가장 으뜸이니라.

    (법구경)

     

    내 어린 시절의 맛이 거기 있었다/
     만물이 무르익는 시기는 다 다르다. 그래서 열두 달, 스물네 절기를 스님과 다닐 수 있었다. 이 어찌 흔쾌한 일이 아닐까. 그 긴 기행의 핵심은 아마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기다린다는 것이 물질의 요체였다. 순정한 두부가 엉기는 시간을 기다리면서 참다운 마음을 가다듬었다. 찬 바닷물에 김이 붙어서 먹을 수 있게 자라는 경과를 역시 기다려야 했다. 하느님과 동업하는 김의 성장은 역시 시간을 먹는 일이었다. 냉이는 추운 겨울이 없으면, 달고깊은 향을 내지 못한다. 냉이는 푸른 잎을 사람에게 보여주지만, 정작 맛은 저 뿌리에 차곡차곡 쌓는다. 그것 역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절대 시간이었다. 미나리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 없이 향을 세포 안에 축적할 수 없으며, 고사리는 딱 며칠간의 따스한 봄날에만 여린 싹을 우리에게 허락한다. 보리는 저 살자고 까칠한 비수를 씨앗 껍질에 감추고 있다. 매실이 제 맛을 갖자면 또 얼마나 긴 겨울을 넘기었는가.
    감자는 원래 하늘의 별이었다고 했던가. 그 감자가 밭에서 태어나 는 순간은 여름의 초입이어야 가능하고, 토마토가 맛있는 건 미리 따지 않고 끝까지 열매에서 붉은색을 완벽하게 얻을 때이다. 맛있는 된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시절을 옹기 안에서 보내야 하며, 시금치의 뿌리는 대지의 마음과 동일하다는 것도 스님과 함께 걸으면서 얻은 교훈이었다. 뿐이랴. 미역에 제 맛이 드는 것은 시린 바람과 바닷물의 깨질 듯한 수온을 견뎌낸 선물이었다. 콩나물이 숨소리를 쌕쌕거리며 일주일을 버텨야 비로소 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을 준다는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상식이었다. 그 자리에 여러 스님과 함께 했다. 나는 어리석었고, 그 오랜 만남으로 조금 낯을 씻었다. 그리하여 이제 인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스님.

     
    박찬일 著,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중에서 - 불광출판사

     

    일체의 흙과 물은 다 나의 먼저 몸이요.

    일체의 바람과 불은 다 나의 본체이거니

    산 것을 풀어서 살려주라

    (범망경)

     

    때론 풀꽃처럼 때론 불꽃처럼/

    ‘진정한 출가는 어떤 것인가?’ 하는 생각이 이제야 솟구치고 있으니 가끔은 저는 세상을 거꾸로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문제는 이전에 모두 끝내고 왔어야 하는데, 그 무거운 무게의 짐을 이곳까지 떠메고 왔으니 왜 그렇게 사람이 어리석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릇은 작은데 너무 많은 걸 담으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문득문득 왜 그렇게 허망한지 모르겠습니다. 내년 1월에 계획했던 시험은 내후년으로 미뤘습니다. 어학이라는 게 1, 2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데 욕심이 너무 지나쳤습니다. 말도 되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상태에서 답안만 외워 시험을 본다는 게 얼마나 우스웠는지 모릅니다. 어학부터 제대로 배운 후에 진짜 해야 할 공부가 무엇인지, 정말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제가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에게도 이롭고 남에게도 이로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싶습니다. 
    일초 스님 著,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중에서 - 민족사출판사

     

    부처님은 누구신가

    /아자따삿뚜왕의 부처님 방문/

    [디가 니까야: 2 사만냐팔라 경 1-1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라자가하에서 1,250명의 비구 대중과 함께 지와까 꼬마라밧짜의 망고 숲에 계셨다. 그때 웨데히 왕비의 아들인 마가다의 왕, 아자따삿뚜는 우기 철의 마지막 달 네 번째 달인 꼬무디달 보름날, 포살날 밤에 대신들과 함께 궁성의 누각에 앉아 있었다. [거룩한 날] 포살날 왕은 진지한 어조로 이렇게 말하였다.
     
    “아, 정말 기분 좋은 달빛어린 밤이구나! 참으로 아름다운 달밤이여! 참으로 사랑스런 달밤이여! 참으로 상서로운 달밤이여! 오늘 어떤 사문이나 브라흐민을 방문하면 좋을까? 어떤 사문이나 브라흐민이 나의 [어지러운] 마음을 맑혀 평화롭게 해줄까?”
    이에 한 대신이 말하였다.
    “대왕님, 뿌라나 깟사빠라는 분이 있는데 그는 교단의 교주이고,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교단의 창시자이고, 잘 알려져 있고, 존경을 받으며, 오랫동안 고행하였고, 연로함의 지혜를 갖춘 분입니다. 이런 분을 방문한다면 왕께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실 것입니다.”
    왕은 침묵하였다. 이어서 대신들은 각기 추천하여 말하였다.
    막칼리 고살라, 아지따 께사깝발리, 빠꾸다 깟짜야나, 산자야 벨랏타뿟따, 니간타 나따뿟따를 거론하였다. 그러나 왕은 역시 침묵하였다.
    그때 지와까 꼬마라밧짜는 조용히 왕의 곁에 앉아 있었다. 왕은 지와까에게 물었다.
    “지와까, 어찌 그대는 묵묵히 앉아 있는가?”
    “대왕님, 온전히 깨달으신 부처님께서 1,250명의 비구와 함께 저의 망고 숲에 계십니다. 그분은 온전히 깨달은 분이라는 명성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대왕님, 부처님을 방문하십시오. 부처님을 방문하신다면 평화를 얻으실 것입니다.”
    “그러면, 지와까, 타고 갈 코끼리를 준비하도록 일러라.”
    그래서 왕은 코끼리를 타고 화려한 행차를 하여 망고 숲이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는데 왕은 머리털이 쭈삣 서는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지와까에게 말하였다.
    “지와까, 그대가 나를 속이려는 것은 아니겠지? 나를 적에게 넘기려는 것은 아니겠지? 1,250명이나 되는 비구들이 있다는 숲이 아무 소리도 없고 재채기 소리도 없고 기침 소리도 없고 사람 소리도 없고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는가?”
    “대왕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대왕님을 속이거나 적들에게 넘기려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대왕님, 앞으로 똑바로 가십시오. 저기 천막에 등불이 켜져 있습이다.”
    왕은 코끼리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간 다음 걸어서 천막 앞까지 가서 지와까에게 말하였다.
    “지와까, 어디에 부처님이 계시지?”
    “대왕님, 중앙 기둥 앞에 동쪽을 향하여 비구들 앞에 앉아 계신 분이 부처님이십니다.”
    왕은 부처님께 나아가 한쪽에 서서 비구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마치 맑은 호수의 물처럼 그렇게 완전한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왕은 감동하여 말하였다.
    “나의 아들, 우다이밧다 왕자가 이 비구들의 모임처럼 그렇게 평화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왕은 부처님께 절을 하고 비구들을 향하여 합장하여 인사를 하고 한쪽에 앉았다.
      
     
      
     

    일아 스님의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중에서

     

    모든 악행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행하라.

    스스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증일아함경)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과 거짓말을 일삼으며

    도를 믿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중본기경)

     

    일체의 모든 중생들에게는

    부처가 될 성품이 본래 갖추어져 있다.

    (열반경)

     

    배는 강물을 건네 주고

    지혜는 생사를 건네 준다.

    그러므로 가르침을 늘 들어서 마땅히 부처님께서

    말씀으로 나타내신 가르침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

    (불본행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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