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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경소리/한라산 풍경
    좋은글과 시 2014. 1. 15. 23:21

     

     하얀 눈속의 사람의 풍경

    하얀 백지위에 그려진 사람들 처럼

    흰색의 눈과 사람의 풍경이

    원색의 사람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 풍경이

    대조를 이루어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흰 눈과 원색의 등산복 차림의 풍경

    무채색과 유채색의 조화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


    재산이나 용모가

    나보다 나은 사람 앞에선 초라해지고

    나보다 못한 사람 앞에선 우쭐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내가 가진 것은 그대로인데 이렇게 느끼는 것은

    내 마음을 남에게 빼앗긴 채 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잘 돌아보세요.

    자기의 행복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라도현 (재가수행자)

     

    이 생각이 없으면


    이것이 나라고 하는 한 생각이 없으면

    이것이 내가 아니어서 생기는 그 고통도 없지요


    사랑 받아야 한다는 그 생각이 없으면

    사랑받지 못해 생기는 그 아픔도 없지요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는 그 생각이 없으면

    당신에 대한 내 원망도 없지요


    나라는 한 생각

    지어낸 그 한 생각에 매달려 울고 웃습니다.


    창공에 걸린 달은 홀로 저리 밝은데

    천개의 강에 비친 천 개의 달 그림자

    물결 따라 출렁입니다.


    이병철(시인)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어느 날, 왕이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를 불러 소원을 물었다.

    "저에게 조그만 땅을 주시면 그곳에 집을 짓고 싶습니다."

    왕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집의 크기를 알 수 없으니, 해가 지기전까지

    그대가 뛰어간 만큼의 땅을 주겠다."

    장수는 궁궐을 나오자마자 뛰기 시작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자 더 이상 뛸 수가 없었지만,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의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왔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앞쪽으로 내던지며 외쳤다.

    "저 지팡이가 떨어진 데까지 내 땅이다."

    그러면서 그는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왕은 쓰게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쯧쯧, 결국은 한 평 땅에 묻힐 거면서……."


    이용범(소설가)

     

     

    걱정


    걱정하지 마십시오.

    올 것이 온 것이며 갈 것이 간 것입니다.

    행한 대로 받으며

    마음가짐만큼 받습니다.

    누구나 자기 수준으로 생각하고

    생각한 수준만큼 행동하며 그만큼의 결과가 생깁니다.

    행한 대로 받는다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걱정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서 그 일을 하면 됩니다.


    묘원 (한국위빠사나선원장)

    한 톨의 씨앗


    수행자가 평소 선한 일을 하는 여인을 칭찬하며 말했다.

    "하나를 베풀면 백이 생기며, 마침내는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여인이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보잘 것 없는 일에 어찌 그런 복을 받겠습니까? 칭찬이 지나치십니다."

    수행자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마당에 있는 500년 묵은 은행나무를 보셨습니까?"

    "예. 그 은행나무에서는 해마다 수백 섬의 열매가 맺힙니다."

    "그럼, 수백 섬의 열매를 따기 위해 씨앗을 한 가마쯤 심었겠군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씨앗 한 톨을 심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찌 내 말이 지나치다고 하십니까?"


    이용범 (소설가)

     

     

    공명조 共命鳥


    실크로드의 전설에 몸은 하나지만 머리가 두 개인

    공명조(共命鳥)라는 새가 있습니다.

    둘이 서로 마음을 모아야 살 수 있지만

    그들은 늘 상대방을 시기하고 미워했습니다.

    시기심에 눈이 멀어 마침내 상대방에게

    독약을 먹이는 지경에까지 이으러

    결국 함께 죽고 말았습니다.


    공명조는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새일까요.

     

     

     

    몸과 입과 마음

     

    한 청년이 덕 높은 스승의 문하에 찾아와 제자가 되기를 청하자

    선배들이 문하에서 지켜야 할 수 백 가지 규칙을 일러주었다.

    청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는 그 규칙을 지킬 자신이 없습니다."

    마침 스승이 밖에서 돌아오다가 집으로 돌아가려는 청년을 만났다.

    "왜 돌아가려 하는가?"

    "규칙이 너무 많아 다 지킬 수 없습니다."

    스승이 청년의 얼굴을 살펴본 후 물었다.

    "세 가지 규칙은 지킬 수 있겠지?"

    "세 가지는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럼, 네 몸과 입과 마음을 깨끗이 하라. 규칙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용범 (소설가)

     

    마음밭 가꾸기

    마음도 복도 밭에다 비유하여 심전心田, 복전福田이라고 합니다.

    '마음 밭'에는 오늘도 셀 수 없는 종류의 씨앗들이 날아와 떨어집니다.
    고민의 씨앗, 화의 씨앗, 욕심의 씨앗, 기쁨의 씨앗, 고마움의 씨앗,
    사랑의 씨앗도 떨어집니다.

    자기 마음 밭이 아름답게 되기를 바란다면 좋은 씨앗들만 키워야 합니다.
    과수원이 되기를 원하면 유실수만 자라게 해야 하듯 말이니다.

    마음 밭, 복 밭의 씨앗들은 '시간'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삽니다.
    날아 든 고민의 씨앗에 시간을 투자하면 고민 밭이 되고,
    화의 씨앗과 시간을 보내면 보낸 만큼 화 밭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고마움의 씨앗과 시간을 보내면
    우리 마음은 환한 고마움 밭이 되고,
    감사와 사랑의 씨앗과 오래하면
    우리 마음은 아름다운 감사 밭, 사랑 밭이 만들어 집니다.

    이제는 마음 밭, 복 밭에 떨어지는 씨앗들을 골라서 키우기로 합시다.
    누구나 와서 넉넉히 쉴 수 있는 숲으로 키우면 더욱 좋겠지요.


    이정우 (군승법사)

     

    남과 나

    눈을 잘 다스리라 함은
    남의 잘못만 보지 말라 함이고
    입을 잘 다스리라 함은
    남의 허물만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마음을 잘 다스려
    탐욕을 가려내고 스스로 꾸짖을 수 있다면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박민호 (아동문학가)

     

     

    거리의 현자

     

    나무 그늘 아래에서 노인이 잘 생긴 감자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릇에 담긴 감자를 보며 행인이 물었습니다.

    "여기 있는 것을 전부 사면 값을 좀 깍아주실래요?"

    "저는 한꺼번에 다 팔지는 않습니다.

    일찍 손을 털면 좋을 것 같지만 내겐 다른 이유가 있답니다.

    밖에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나는 좋아합니다.

    그리고 햇빛이 가득한 이 지상을 사랑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저 떡갈나무 잎사귀를 보고 기쁨을 느낍니다.

    그런데 물건을 한꺼번에 팔아버리면

    나에게서 삶의 기쁨은 이내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지요."

    햇볕을 막지 않으려고 비켜서는 내게

    그분은 거리의 현자처럼 거룩해 보였습니다.

     

    맹난자 (수필가)

     

    지혜

     

    큰 바위 덩이도 높은 곳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면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


    눈앞에 닥친 큰 문제라 할지라도 넓게 멀리 볼수록 작아지는 법입니다.

     

    라도현 (?)

    분리 되어 있지 않기에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남의 잘못이 아니라

    그 속에는 나의 잘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 자신이 이 세상을 문제꺼리가 있는 세상으로 만들면서

    살고 있음을 자각하는 것도 수행입니다.

    모든 것은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우리를 지탱하는 나와 너 가운데 한사람이 잘못되면

    우리는 함께 불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효스님 (활인선원장)

     

    도둑과 도둑님

     

    어느 젊은 스님이 인사를 드리자 큰스님은

    "야, 이 도둑놈아!"하고 고함을 치시며 사라져버렸습니다.

    한 달쯤 후에 만난 큰 스님의 답례는 똑같았습니다.

    며칠 후 큰 스님과 다시 마주친 젊은 스님이 작정하고 따져 물었습니다.

    "스님, 제가 왜 도둑놈입니까?"

    "아님 말고!"

    큰 스님의 짧은 대답에

    허탈해진 그 스님은 평생

    "야! 이 도둑놈아!"가 화두話頭가 되어

    자신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도둑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밥도둑, 시간 도둑, 약속 도둑, 지식 도둑, 은혜 도둑, 양심도둑 …….

    하나 같은 도둑들이 도둑놈인지도 모르고

    '도둑님'으로 시치미 떼고 살고 있습니다.

     

    이정우 (군승법사)

     

    남을 해치려 한다면

     


    나무들이 회의를 했습니다.

    "지금 나무꾼이 도끼자루 만들 나무 하나만 달라 하니 누굴 주면 좋겠나?"

    회의 결과 항상 업신여김과 따돌림을 받던 물푸레나무가

    도끼자루로 잘려나갔습니다.

    도끼자루를 구한 나무꾼은 그 뒤 닥치는 대로 나무를 찍어 넘겼습니다.

    얼마가 지나자 숲 속에는 대 여섯 그루의 나무만 남았습니다.

    후회하며 늙은 참나무가 옆의 오리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물푸레나무의 권리를 짓밟지 않았더라면

    몇 백 년이라도 평화롭게 서 있었을 텐데......"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을 업신여기거나 따돌림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도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김원각 (시인)

     

     

    깨진 종처럼


    상대가 자신을 비난할 때 그가 말한 비난은

    그의 행위이므로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비난을 받도록 처신했는지

    스스로의 잘못을 돌이켜 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비난했을 때 깨진 종처럼

    반응하지 않게 되면 깨달음에 가까이 간 것입니다.

     

    묘원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이 옷과 밥과 집

     


    지금 입고 있는 옷,

    내가 한 땀 바느질도 안 했건만

    나를 감싸주고 있습니다.

     

    점심 때 먹은 밥,

    내가 벼 한 포기 심은 적 없건만

    내게 힘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자고 쉬는 집,

    벽돌 한 장 몸소 쌓은 적 없건만

    나를 포근히 받아줍니다.

     

    이 집, 밥, 옷을 지으신

    그 귀한 손길을 잊지 않겠습니다.

     

     


    고규태 (시인)

    참 마음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참 마음을 일깨우지 않는 다면,

    아무리 애써 봐도 참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 것 같아도

    곰곰이 자신을 살펴보면

    스스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아 아는 사람은

    본래 지니고 있던 참 성품에

    눈뜨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모두 진리를 알고자 하거든 스스로의 마음에 물어야 합니다.

     

     


    청담스님

     

     

    가지치기

     

    겨울 언저리에 숲 속에서

    사람들이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으면 숲이 너무 울창해져서

    햇볕이 숲 바닥까지 골고루 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키 작고 어린 나무들은 햇볕을 받지 못해 죽고 맙니다.

    제때에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으면 나이테도 밉고 옹이도 잘 생깁니다.

    나무 기둥에 큰 구멍이 생기고 속이 썩고

    바람에 쓰러지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사람 사는 일도 그와 같아서

    아무렇게나 자란 욕망의 가지들을 제때에 쳐주지 않으면

    인생을 송두리째 잃기도 합니다.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 대표)

     

    화가 날 때

     

    화가 나서

    한 번 치받으려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행복할까?"

     

    고대승 (재가수행자

     

    조바심 내지 마라

     

    한 생각이 지극하면 이루어지듯이,

    어떤 일을 할 때 조바심내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집니다.

     

    산의 저 잣나무도 한 알의 잣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다람쥐 한 마리가 기암절벽 위로 올라가

    겨우내 먹으려고 바위 밑에 저장한 것이

    저렇게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태응 스님 (해동선원장)

     

    마음은 늙지 않는다

     

    몸은 물질이라서 늙지만 마음은 물질이 아니기에 늙지 않습니다.

    다만 몸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늙었다고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결코 늙을 수 없는 마음을 늙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몸이란 나이를 먹으면 노쇠해지고 활력이 떨어지지만

    마음은 세월과 더불어 연륜이 쌓이고 지혜가 충만해집니다.

     

    묘원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기도의 의미

    어떤 수행자가 부처님께 질문했습니다.
    "부처님, 바라문들은 신에게 기도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악행을 행하여도 기도를 하면
    죄를 사하고 천당에 갈 수 있습니까?"
    부처님은 그에게 되물었습니다.
    "여기 깊은 연못에 돌을 던져놓고 물가에 서서
    '돌아 떠올라라'하고 열심히 기도한다면 그 돌이 떠오르겠느냐?"
    "아닙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물에 빠진 돌은 물에 들어가서 건져내는 것이 옳은 방법이며
    그 돌을 아예 물에 집어넣지 않는 것이 더우 현명한 일이다.'

    모든 행위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잘못된 기도로 위안을 받기보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일입니다.

    장용철│시인

    자신의 조건 안에서 행복을

    사람들 '행복의 조건'에 대한 목록을
    미리 만들어 둡니다.
    하지만 행복은 내 마음 안에서 찾아야 하고,
    내 조건 안에서 만족해야 하는 것이지,
    바깥에서 구하려고 하면 얻을 수가 없습니다.
    힘들지만 밖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있음이,
    가족과 함께 밥 먹을 수 있음을 행복이라 여기면,
    하루에도 수없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날마다 행복한 날이 될 것입니다.

    도영스님│완주 송광사 주지

     

     

    최선의 방법은

    무슨 일이든 예방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없앨 것은 작을 때 미리 없애고
    버릴 것은 가벼울 때 미리 버린다면,
    작은 근심은 막을 수 없을 지라도
    큰 근심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인호│동화 작가

     

    인격

    양반 두 사람이 푸줏간에 들렀습니다.
    첫째 양반이 말했습니다.
    "어이 박상길이, 고기 한 근만 줘."
    둘째 양반이 말했습니다.
    "박 서방 나도 한 근만 주게."
    고기를 받아들자 첫째 양반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놈아 같은 한 근인데 내 것은 왜 이리 작으냐?"
    푸줏간 주인 박상길이 말했습니다.
    "예, 손님 고기는 상길이라는 상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르신 고기는 박 서방이 잘랐으니 다를 수밖에요."

    아주 작은 구멍을 토해서도 햇빛이 새어나듯이
    말 한 마디에도 자신의 인격을 드러냅니다.

    김원각│시인

    마음의 고요가 행복이다

    바닷물은 동서남북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항상 출렁거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깊은 밑바닥은 언제나 연못보다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세속에 살면서 우리들의 마음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거칠고 힘든 일을 당해 울고 웃고 할지라도
    속마음은 바윗돌처럼 움직이지 않고 고요해야 합니다.

    활안 스님(천자암 조실)

     

     

    등불을 든 자화상

    하루 종일 밭을 맨 지호는 배가 고팠습니다.
    얼른 밥을 해 먹어야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궁이에 묻어 둔 불씨가 꺼져 있었습니다.
    그는 등불을 들고 밤길을 나섰습니다.
    십리 밖 철수네로 불씨를 구하러 갔습니다.
    “그 등불 속에 불씨가 있는데 어찌 먼 길을 왔나?”
    그제야 지호는 자신의 등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손에 불을 들고서 불씨를 찾아
    헤매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봅니다.

    고 규 태 (시인)

    지족

    물속에 사는 하마는 자기 배가 가득 차면
    그 많은 물을 두고도 더 이상 마시지 않듯이,

    정글의 왕인 사자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듯이,

    우리도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족함을 아는 것이 부자입니다.

    지성스님│사단법인 '함께 사는 세상' 이사

     

    역경과 순경

    지금의 즐겁고 좋은 일은
    인연 따라 생긴 것으로,
    인연이 다하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니
    마냥 기쁨에 들뜰 일이 아닙니다.

    지금 겪는 고초와 역경 또한
    지나온 인연에 의해 생긴 것으로,
    인연이 다하면 마침내는 없어질 것이니
    너무 원통해 할 일만은 아닙니다.

    배광식(서울대교수)

     

    보기 나름이지

    두 사람이 달구경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 달이 둥글 때는 뾰족한 모습이 어디로 갔으며,
    뾰족할 때는 둥근 모습이 어디로 갔습니까?"
    "뾰족할 때는 둥근 모습이 숨고 둥글 때는 뾰족한 모습이 숨겠지요."

    우리도 둥근 모습과 뾰족한 모습을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단지 어떤 사람에게는 둥근 모습을, 어떤 사람에게는 뾰족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었을 뿐이지요.

    문윤정 (수필가)

     

     

    선정

    마음은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흔들리고,
    구름이 흐르면 구름 따라 흐르고,
    강물 앞에서는 강물 따라 출렁인다.
    때로는 마음이 아픈데
    아픈 마음을 찾을 길이 없어
    선정에 들어 눈을 감는다.

    정현 스님 (화림원 주지)

    자신이 본다

    누군가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됩니다.

    해와 달과 별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새와 나무와 바람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자신이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묘원(한국위빠사나 선원장)
     

     

    대문과 나귀만 지킨 하인

    주인이 먼 길을 떠나기 전에 하인에게 분부했습니다.
    “너는 문을 잘 지키고 나귀와 밧줄을 잘 살펴라.”
    주인이 떠난 뒤 동네에서 풍악놀이가 있었는데,
    하인은 구경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뜯어서는 나귀 등에 얹고 놀이터로 가서 그 풍류를 즐겼지요.
    하인이 나간 뒤에 도적이 와서 집안의 재물을 모두 훔쳐가 버렸습니다.
    주인이 돌아와 하인에게 물었습니다.
    “재물은 모두 어쨌느냐?”
    “저에게 문과 나귀와 밧줄을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문영자(숲 해설사)

     

     

    첫 마음 돌아보기

    개미가 제법 큰 빵조각을 옮기고 있습니다.
    넘어지고 굴러도 일어나 쉼 없이 가는 중입니다.
    개미는 무거운 짐 끌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아마도 처음 마음먹은 그 자리일 겁니다.

    다들 첫 마음에는 결연한 의지와 목표를 담습니다.
    누리고 싶은 행복의 씨앗도 함께 넣습니다.
    일이 잘되지 않는다면, 첫 마음이 변한건 아닌지
    한번쯤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규태│시인

     

    파리가 저울에 앉는다면

    저울 위에
    파리 한 마리가 앉게 되면
    가리키는 눈금은 변함이 없겠지만
    그 무게는 거짓이 됩니다.

    한 양동이 청정수에
    한 점의 오물이 떨어지면
    그 물은 폐수가 됩니다.

    무심한 마음에 미워하는 마음이 얹히면
    분노가 되고,
    가지고 싶은 마음이 얹히면
    탐욕이 됩니다.


    천룡스님 / 법주사 한주

    부모

    부처님이 제자와 산책을 하다가 말씀하셨다.
    “고요한 밤의 달과 저 별빛이 아름답지 않느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달과 별빛 아래서
    부처님과 걷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와 같이 걷는 것이 행복이라 말했느냐?
    너의 눈으로 저 달과 별빛을 보게 한 것은 부모님이니라.
    어머니가, 아버지가 계심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다.”

    김원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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