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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 오신 날의 백담사 풍경
    사찰 풍경 2013. 5. 19. 21:30

    2013년 5월 17일 부처님 오신 날의 백담사 풍경입니다.

    새벽부터 오색에서 대청봉 넘어 봉정암.오세암.영시암 거쳐 백담사에 도착하니

    신록의 백담사 풍경 부처님 오신날의 연등과 더불어

    신록의 향연 연등의 화장세계로 그 아름다움을 한껏 발하고 있었다.

    신록의 연초록 속에 피어나 봄 꽃은 백담사 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부처님 오신날의 백담사, 오색 연등과 더불어  또 다른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참된 여행은 방랑이다
                                                                              / 법정스님
      여름에는 더위와 물것 때문에 멀리했던 등불이 가을밤에는 정다워진다.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청냉한 기운 감돌면 
      풀벌레 소리 곁들여 등불을 가까이 하게 된다. 
      호수나 시냇물도 가을이 되면 드높게 개인 하늘을 닮아서인지 
      보다 맑고 투명해진다. 
      우리들의 심금心琴도 잘 조율된 현악기처럼 
      슬쩍 스치기만 해도 무슨 소리를 낼 것같이 팽팽하다. 
      가을은 이렇듯 투명한 계절이다. 
      선들선들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문득 나그네길에 나서고 싶어진다.
       '바람'이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만을 가리키지 않고, 
      마음이 끌리어 들뜬 상태를 바람이라고도 표현한 우리말의 묘미는, 
      우리 한국인의 감성을 잘 드러낸 것이다. 
      저녁 나절 햇볕이 밝게 드는 창 아래서, 
      16세기말 시문詩文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문사 도융屠隆의 여행기 
      <명료자유冥廖子遊>를 읽었다. 
      도융은 운치있는 생활의 취미를 기술해 놓은 
      <고반여사考槃余事>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풍류인이다. 
      <명료자유>는 여행의 멋과 참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가르쳐준 글이다. 
      여행이란 곧 방랑을 뜻한다. 
      방랑이 아닌 것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여행의 본질은 그 어떤 의무도 없고 일정한 계획도 없고 
      편지도 없고 호기심 많은 이웃도 없다. 
      환영회도 없고 정해진 목적지도 없는 자유로운 나그네길이다. 
      훌륭한 나그네는 어디로 갈 것인지도 모르고 또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자신의 성이나 이름도 모른다는 것이다. 
      도를 구하는 사람은 정적 속에 살면서도 고독을 느끼는 일이 없고, 
      시끄러운 장바닥에 있으면서도 소란스러움을 모른다. 
      그는 또 말하기를 '나는 도를 깨달은 사람이 아니라 
      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한다. 
      <명료자유>를 읽으면 오늘날 
      우리들이 하고 있는 여행에 대해서 크게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관광은 있어도 진정한 여행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미리 짜여진 일정표에 의해서 관광 안내인의 지시에 따라 
      낯선 사람들끼리 떼지어 몰려다니면서 사진 찍고 
      물건 사는 것을 여행으로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들은 자동차와 속도에 길들여지고 
      시간에 쫓기면서 인간적인 '걸음步行'을 잃어가고 있다. 
      걸음은 그 속에 건강과 사색과 즐거움과 눈(안목)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와 기차와 선박과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오늘날의 여행은 자신의 발로 뚜벅뚜벅 걸어다니던 
      예전의 도보여행과는 그 상황이 전혀 다르다. 
      세계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 수많은 것을 대하고서도 
      정작 여행의 알맹이인 자아 발견이나 자기 탐구는 없이, 
      자랑거리와 가벼워진 지갑과 청구서만 가지고 지쳐서 돌아온다. 
      여행은 떠날 때의 그 설레임부터 시작된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들를 곳을 헤아린다. 
      대개의 경우 목적지만을 염두에 두고 그곳만을 향해 허겁지겁 
      일로매진하느라고 그곳에 이르는 과정을 소홀히 여기는 수가 많다. 
      그러나 좋은 여행은 목적지보다도 그 과정과 
      도중에서 보다 귀한 것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여행 뿐 아니라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삶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물으면서 
      탐구하는 그 과정에서 보다 값진 인생을 이룰 수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안에서 
      고마움과 기쁨을 찾아내어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여행은 집을 떠나 밖에 나가 있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집에 돌아와 밖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차분히 음미하면서 현재의 삶을 알차게 
      가꾸어 나감으로써 여행의 의미는 여물어 간다.
      독서는 그 책을 쓴 저자에 의해서 우리 생각이 이끌려가기 쉽지만, 
      여행은 내 눈으로 직접보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한 
      그 체험으로 자기 자신을 채워 간다. 
      그러므로 여행은 독서보다 몇 갑절 삶을 충만하게 가꾼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도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누구나 겪어서 알겠지만, 
      취향과 기질이 같지 않은 동반자와 길을 함께 하게 되면, 
      모처럼 떠나온 나그네길인데도 날개를 펴보지 못한 채 
      무거운 갈등의 짐만 잔뜩 짊어지고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옛 성인도 말씀하셨듯이
       '차라리 혼자서 갈 것이지 어리석은 자와 길벗이 되지 말라.'고 가르친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한때로 끝나지만 한 생애의 동반자인 
      그 '짝'을 잘못 만나면 평생을 두고 무거운 멍에를 져야 한다. 
      이와 같은 깨우침은 내 자신도 한때의 나그네길에서 터득한 교훈이다. 
      운수야인雲水野人으로 자처한 명료자는 행복을 얻는 비결은 
      즐거움을 끝까지 추구하지 않고 알맞게 그칠 줄 안다면 
      우리들의 삶은 넘치지 않고 신선할 것이다. 
      그는 여행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표주박 하나에 옷 한 벌로 가고 싶은 곳은 
      아무 데나 가고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문다. 
      어느 곳에서 자더라도 주인의 일은 일체 묻지 않고, 
      그곳을 떠날 때에도 내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추위 속에 떠나도 외롭지 않고, 
      시끄러운 무리 속에 섞여도 그 때문에 내 마음은 물들지 않는다. 
      그러니 내 방랑의 뜻은 단순한 떠돌이가 아니라 
      도를 배우려고 하는 데 있다. 
      -오두막 편지1997- 
      
      
     

     

     

     

     

     

     

     

     

     

     

     

     

     

     

     

     

     

     

     

     

     

     

     

     

     

     

     

    백 개의 연못이 흐르는 소리

    설악산 자락에 묻혀 있는 듯 작은 사찰은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피해 머무르며 명소가 된 듯하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찾아들었던 백담사는 관광버스가 산길을 오가는 번잡스러움이 조금은 거슬린다. 백담휴게소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다니지 않는 눈 쌓인 겨울날 한 시간 정도의 눈길을 따라가는 산행으로 백담사를 찾는다면 한적하고 여유롭게 옛 느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에서 시작되는 물길을 따라 100번의 웅덩이를 지나면 나타나는 자리에 사찰은 지어졌다.

    일제침략기 불교계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시인이고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이 만들어졌고 불교유신론을 제창하여 근본을 잃어가던 우리 불교를 민족불교로 발전시킨 만해의 사상이 백담사에서 시작되었다. 경내 한편으로 자리 잡은 화엄당에 남아 있는 한용운과 대통령의 모습은 찾는 이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던지는지 궁금하다. 자가용은 들어 갈 수 없고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데 최근에 지어진 전각들로 옛 느낌은 덜하지만 내설악의 푸른 기운으로 아름답다. 뒤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다섯 살 동자 스님의 깨달음이 전해지는 오세암과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봉정암이 백담사의 부속사찰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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