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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뀌꽃 / 백승훈
간밤 무서리에
만산홍엽 다 져내리고
빈 산 빈 들
건너온 소슬바람이
개울가 여뀌꽃 꽃대를 흔듭니다
깊어진 물빛 만큼이나
당신 향한 그리움도 깊어져서
마음의 풍향계 옛날로만 기우는데
붉은 여뀌꽃
살래살래 고개 흔들며
당신의 부재를 일깨워줍니다
당신 빨래하던 물가에 앉아
추억만 헹구다가 돌아서는 저녁
문득 물소리 빨라지고
천변에 자욱한 여뀌꽃무리
눈물 속에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광화문 연가 외 14곡
인연설 / 한용운 스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사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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