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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이 임진왜란 의병생활을 마친 후 돌아온 것이 69세, 그 후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곧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 칩거하였다.
그의 임종은 참으로 선사다웠는데 제자 7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빙그레 웃으며 한마디 하였다.
八十年前渠是我(팔십년전거시아)
八十年後我是渠(팔십년후아시거)
팔십 년 전에는 네가 나였는데
팔십 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
그러고 나서 운명하기 직전에 최후로 다음과 같은 *임종게(臨終偈)를 읊었다.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생사거래역여연)
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인 듯하고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뜬 구름 자체는 본래 자체가 실이 없나니
죽고 사는 것도 역시 이와 같도다
千計萬思量(천계만사량)
紅爐一點雪(홍로일점설)
泥牛水上行(이우수상행)
大地虛空裂(대지허공렬)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대사는 마지막 임종게(臨終偈)를 읊고 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
*가부좌(跏趺座)를 하고 앉아 조용히 잠들듯이 입적(入寂)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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