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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을 밝히는 에세이
인간은 누구나 잘 살려고 하는 이 한마음을 가졌을진대,
잘 살 수 있는 어떤 법칙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나는 잘 사는 법을 말하기 전에
먼저 어떤 것을 잘 사는 것이라고 하는가를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세계 경제를 한 손에 넣고 주무르는 재벌이 되거나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이 되거나
또는 사자후의 웅변을 토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서늘하게 만들고,
천하의 독자를 붓 하나로 놀라게 하는 큰 문호가 된다면
이것을 잘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귀와 명예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떠도는 구름, 흐르는 물로 살림을 삼아
천상천하유아독존인 양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을 일러 잘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 모두가 겉치레의 잘 사는 방법이 될지는 몰라도
참된 의미에서 말하는 잘사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럼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일까요?
부족함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구할 것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원망이 없고, 성냄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길이요,
미움과 질투, 공포와 불안, 강제와 속박이 없는 것이 잘사는 것이요,
해탈과 자유가 있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보다 위없는 것이 잘사는 것이요, 마음에 흡족한 것이 잘 사는 것입니다.
-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과 충무원장을 지내신 청담스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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