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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과의 대화/법정 스님
    좋은글과 시 2013. 4. 26. 17:04

     

     

     

     

     

     

     

    꽃과의 대화 / 법정스님

     

     

    서로의 향기로써

     대화를 나누는 꽃에 비해

    인간은 말이나 숨결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꽃이 휠씬 우아한 방법으로

    서로를 느낀다.

     

    어느 해 가을,

    개울가에 다른 꽃은 다 지고 없는데

    용담이 한 그루 홀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 꽃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몹시 궁금했다.

     

    입 다물고 있는

    용담의 꽃봉오리에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나는 네 방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데 한 번 보여주지 않을래?'

    하고 청을 했다.

     

    다음 날 무심코 개울가에 나갔다가

    그 용담을 보았더니

    놀랍게도 꽃잎을 활짝 열고 그 안을 보여 주었다.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대상을 사랑해야 한다.

     

    이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열어 보여야

    저쪽 마음도 열린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것들은 다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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